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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케이크가 한국의 식탁에 자리 잡기까지 — 전통 전(煎)에서 브런치 카페까지의 이야기

by 한국음식 2025.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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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케이크라 하면 흔히 서양식 둥글고 폭신한 팬케이크를 떠올리지만,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짐 전 부침개류가 존재했다. 이 글은 전통적인 전류와 근대 이후 외래 팬케이크의 수용& 재해석, 그리고 21세기 카페 브런치 문화 속에서 팬 케이크가 어떻게 한국인의 일상과 기억에 스며들었는지를 사람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1) 전통의 팬(지짐)의 뿌리 전과 부침 의 세계

한국에는 팬 케이크의 아주 오래된 친척들이 있다. 밀가루 반죽이나 저민 재료를 기름에 지져낸 전(煎)과 부침개, 녹두전 같은 음식은 계절과 제사, 이웃의 잔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봄이면 쑥전을, 가을이면 동네에서 거두어온 채소로 부쳐낸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이들은 한 솥 크게 부쳐 나누는 문화와 맞닿아 있어서, 손님을 대접하거나 마을 공동체를 접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기름 냄새, 바삭한 가장자리와 속의 촉촉함 그 감각은 쉽게 친숙해진다.

2) 외래의 팬 케이크가 들어오다 근대와 전후의 수용

서양식 팬케이크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20세기 중후반, 해외 교류와 미디어 확산이 가속화된 시기와 겹친다. 학교 급식, 미군부대와의 접촉, 잡지와 영화 속 식탁 장면을 통해 두툼하고 달콤한 핫케이크 이미지가 전해졌다. 초창기에는 생소했지만 곧 편의성과 달콤한 맛이 도시화된 생활 양식과 맞물려 대중화되었다. 특히 설탕 버터 메이플시럽 조합은 한국인의 달콤한 아침 감각과 쉽게 연결되었다.

3) 변주와 융합 한국식으로 재단된 팬 케이크

한국 사람들은 외래 음식을 그대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팬케이크도 예외가 아니다. 달콤한 서양식은 카페 문화와 만나 한식적 재료를 흡수했다. 팥 인절미 가루 흑임자 유자 등 한국적 토핑이 얹히며 새로운 맛의 지층이 생겼다. 반대로 전통 전의 조리법은 팬케이크와 뒤섞여 전의 재료를 팬케이크 형태로 선보이는 실험도 이어졌다. 즉, 팬케이크는 서양식이면서 동시에 한국적인 두 얼굴을 갖게 된 것이다.

4) 사회문화적 맥락 간편함, 위로, 그리고 브런치의 라이프스타일

팬 케이크가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위로의 음식이라는 점이다. 한 입 머금으면 온기가 올라오고, 달콤함이 기분을 누그러뜨린다. 바쁜 도심에서 느긋하게 브런치 타임을 즐긴다는 건 소소한 사치이자 자기 돌봄의 방식이 되었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와 카페 문화의 확산은 팬 케이크를 간편하면서도 인스타그래머블 한 메뉴로 만들었다. 밀키트 즉석 가루 제품의 등장은 집에서도 손쉽게 팬 케이크를 재현하게 했고, 그 결과 더 많은 세대가 이 음식을 친근하게 받아들였다.

5) 기술과 유통의 영향 재료 조리의 표준화

전통적으로 전은 집집마다 레시피가 달랐지만, 팬 케이크의 보급은 반죽 가루, 버터, 시럽 같은 재료의 표준화와 함께 왔다. 식품 산업의 발달은 균일한 품질을 보장했고, 카페 프랜차이즈와 베이커리의 레시피 표준화는 소비자 기대를 만든다. 반면, 이것이 지역적 가정적 변주의 다양성을 잠식할 우려도 제기된다. 그래서 요즘은 수제 팬 케이크 나 전통 재료를 쓴 메뉴가 반작용으로 주목받는다.

6) 기억과 맛 개인적 이야기의 자리

많은 한국인이 팬 케이크를 떠올릴 때 소풍 브런치 엄마의 주말 요리 같은 개인적 기억을 말한다. 어린 시절 분식집에서 한 장씩 잘라 나눠 먹던 경험, 대학가 카페에서 친구와 나눠 먹던 아늑한 오후, 혹은 여행지의 한적한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와 함께한 순간이 모든 것이 팬 케이크를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감정적 표지로 만든다.

7) 오늘과 내일 팬 케이크의 전망과 과제

팬 케이크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재료 사용, 로컬 곡물과 전통 재료의 결합, 그리고 건강 지향적 변형(저당 글루텐 프리 등)이 주목받는다. 동시에 전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팬 케이크를 서양의 디저트로만 보지 않고, 전통과의 연결선 위에서 재해석할 때 한국적 풍미의 깊이는 더해질 것이다.


결론: 팬 케이크는 음식이자 문화다.
낯선 레시피가 들어와도 우리 식탁에 맞게 빚어지는 과정, 세대와 공간을 잇는 기억, 산업과 개인의 취향이 교차하는 현재 그 모든 변화를 담아 팬 케이크는 한국인의 일상에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다음 번 카페에서 접시 위 팬 케이크를 마주할 때, 그 달콤한 한 입에 얽힌 역사를 잠깐 떠올려 보자. 집에서라면 전통 재료를 곁들여 나만의 한국식 팬 케이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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