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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의 역사와 기원 (한국음식사, 발효기술, 전통)

by 한식대전 2025. 7. 4.

청국장은 콩으로 만든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발효 음식입니다. 특유의 향과 점성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한국인의 삶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죠. 이 글에서는 청국장이 언제부터 먹기 시작됐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전통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청국장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한국음식사)

청국장이 처음 언제부터 먹기 시작됐는지를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꽤 오래 전부터 우리 밥상에 올라왔다는 건 확실해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도 있고, 고려와 조선 시대의 여러 기록에도 청국장과 비슷한 음식이 등장하죠.

조선시대 실용서인 『산림경제』나 『정조지』에는 청국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디에 좋은지에 대한 설명도 등장합니다.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병을 다스리는 민간요법처럼 사용되기도 했던 거예요.

‘청국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습니다. 일부에선 ‘청나라에서 들어온 음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이건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고, 사실은 '빠르게 발효시킨 국'이라는 뜻에서 왔다는 설이 더 그럴듯하죠.

또 다른 이야기도 있어요.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삶은 콩을 주머니에 넣어 다니다가, 자연적으로 발효되면서 생긴 음식이 청국장의 시초였다는 설이죠. 실제로 이런 방식은 몽골이나 중국 북방 지역의 발효 음식들과도 비슷한 점이 많아, 동북아시아 전반에 걸친 음식 교류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청국장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한국인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음식입니다. 그저 몸에 좋은 음식을 넘어서, 삶의 일부가 된 전통이죠.


청국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발효기술)

청국장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진다는 점이에요. 콩을 삶아서 따뜻한 곳에 두면, 콩 표면에 있는 자연균—대표적으로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라는 균이—단백질을 분해하면서 특유의 냄새와 끈적한 점액을 만들어냅니다.

옛날에는 삶은 콩을 짚으로 싸서 온돌방 같은 따뜻한 곳에 하루 이틀 정도 두었어요. 짚에는 자연 발효균이 풍부해서, 따로 무언가 넣지 않아도 알아서 발효가 되었죠. 이런 전통 방식은 지금의 공장에서 만든 청국장에선 느끼기 어려운 깊은 맛을 만들어줍니다.

물론 요즘은 위생이나 생산성을 위해 인공적으로 배양한 균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진짜 전통 청국장의 그 깊은 풍미는, 아무래도 자연 그대로의 방식에서 나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발효에 있어선 온도와 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너무 차가우면 발효가 잘 안 되고, 너무 더우면 부패하기 쉬워요. 대체로 40도 정도의 온도에서 24~48시간 정도 두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이런 과정을 보면, 조상들이 그냥 감으로 만든 게 아니라 경험과 지혜, 그리고 나름의 과학을 동원해서 음식을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죠.


청국장, 단순한 음식이 아니에요 (전통)

청국장은 단순히 장에 좋은 건강식, 발효식품 이런 걸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에요. 한국인의 식문화와 정서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정(情)’의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겨울이면 따끈한 온돌방에 발효시킨 청국장을 끓여 먹었어요. 몸이 따뜻해지고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 드셔본 분들은 아실 거예요. 농한기이기도 하니 시간도 많았고, 그 시기에 청국장을 담그는 집이 많았죠.

옛날엔 맛있게 발효된 청국장을 이웃과 나눠 먹기도 했어요. “우리집 청국장 맛있게 익었으니 조금 드셔보세요” 하고 건네는 정다운 문화, 참 따뜻하죠.

또 청국장은 어르신들이나 환자에게도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콩이 발효되면서 소화가 잘 되는 형태로 바뀌니, 장이 약한 분들에게 특히 좋았죠.

요즘엔 예전만큼 자주 먹진 않지만, 최근에는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건강에 좋은 자연식, 전통 발효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국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틱형 청국장, 분말, 샐러드용 드레싱 등으로도 판매되고 있어요.

이런 걸 보면 청국장은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조금씩 변하면서도 그 본질은 여전히 살아 있는 음식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결론: 청국장을 다시 만날 시간

청국장은 수천 년을 함께해 온 한국인의 삶 그 자체입니다. 빠르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깊은 맛과 영양을 자랑하고,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식탁의 중심이 되어주기도 했죠. 잊고 지내던 전통 음식, 청국장을 다시 한번 밥상에 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의 건강도 챙기고, 전통도 지키는 똑똑한 선택이 될 거예요.